0. 팩트와 소문, 정보와 선동, 그리고 느낌
대학에 와서 전과를 하는 것이 일반적인 상황이냐고 묻는다면 아니라고 답할 것이다. 누군가가 전과와 복수전공의 차이를 묻는다면 이렇게 답하곤 한다. 강물줄기에서, 복수전공이 진행방향 대각선 옆으로 가는 것이라면, 전과는 진행 반대방향 대각선 옆으로 가는 것과 같더라. 흐름에 따라가지 않는 사람은 본인도 힘들지만, 타인이 보기에도 힘들다. 앞으로 나아갔던 경험이 있기에 더 잘 나아갈 수도 있고, 역행의 모멘텀에 휩쓸려 나아가기 어려울 수도 있다.
전과는 정보가 많지 않다. 특히 그 경우가 문과 -> 이과라면 더 한정적이다. 실패했을 때의 리스크는 커지고 문은 좁아지는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의 입과 방식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팩트는 한정적인데 소문만 돌고, 이를 이용해 경쟁률을 줄이려는 선동도 심심찮게 발생한다. 그 와중에 누구는 귀인을 만나 탄탄대로의 코칭을 받기도 한다.
이번 글에서는 시립대 컴퓨터과학부 전과에서의 팩트와 언오피셜한 정보, 그리고 종합적인 느낌을 써보고자 한다. 이는 꼭 이 과, 학교의 전과가 아니더라도 공통된 사항이 있을 수 있으며, 같은 경우더라도 연도에 따라 그 조건이 다를 수 있음에 명심하라. 이 글은 2024-2025의 전과를 다룬다.
+ 뒤에 이야기하겠지만, 연도와 과에 따라 난이도는 정말 천차만별일 것 같다.
1. 나의 스펙
1. 학점 3.8, 면접 당시의 2학기 성적 제외 3.95. 컴퓨터과학부 기초교양 수학/물리학및 실험 각각 A+/B+/A0/A0
2. 컴퓨터과학부 2학년 전공선택 프로그래밍언어론 수업에서 A0를 받았다
3. 컴퓨터과학부 주최 UOSPC Div.2 장려상 수상
4. 컴퓨터과학부 알고리즘 소모임 알:림 세미나, 팀미팅 참여
5. 각종 PS 대회 참여: LGCPC, ICPC, UCPC, Codeforces, Atcoder, BOJ open...
6. 할 줄 아는 언어: Python, C/C++/C#
7. 고등학교때 했던 Unity Project
2. 정보와 사견
오피셜한 정보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우선 대학의 전과 요건이 있을 것이다. 아래 글을 보자.
서울시립대 2025학년도 전과 신청 안내
캠퍼스 위원회 < 총장실 < UOS소개 < 서울시립대학교
캠퍼스 위원회 캠퍼스 조성에 다양한 아이디어를 받고 있습니다! 본 게시판은 안전한/편리한/세련된 서울시립대학교 캠퍼스 조성을 위한 학내 구성원 여러분의 아이디어를 제시할 수 있는 공간
www.uos.ac.kr
공통된 사항으로는
1. 평점평균 2.5 이상 - 당연히 맞춰야 한다. 이 밑으로는 국장도 못받는다.
2. 교필, 전필 전체 수강 - F는 수강 인정이 안되고, 현재 본인 학과 기준이다. 전입하려는 과 기준이 아니다.
3. 졸업 최저이수학점의 4/N 이상취득 - 학년 수료 요건이다. 130학점 기준 33학점이기 때문에 이과생이라면 정말 필수만 들어도 될 정도의 기준이다.
컴퓨터과학부 한정 사항은
1. 평점평균 3.5 이상 - B+이고 시립대는 이 학점을 상위 60%까지 줄 수 있기 때문에, 평균만 한다고 해도 맞는다.
2. 평점평균 50점 환산 + 면접점수 50점 환산 총 100점 중 70점 이상.
2번이 중요하다. 컷에 걸치는 3.5일 경우 환산점수는 39점, 4.0일 경우 44점, 4.5일경우 50점이다. 면접점수 50점 중 10점의 어드벤티지를 받고 시작한다.
다만 이것이 절대적으로 유리한 것은 아닐 수 있다. 정량적인 지표는 다 반영했기 때문이다. 관련 성적의 정성적 지표가 면접에서 10점 이하일리가 없다.
태도나 인성은 그렇게 중요하게 보는 것 같지는 않았다. 너무 아닌 경우만 걸러내는 것으로 보였기 때문이다.
제일 중요한 것은 학과에서 배우는 내용에 대해 얼만큼 아느냐로 보였다. 질문을 딱 두개만 받았는데, 하나가 위의 태도-인성 질문이었고, 두 번째가 할 줄 아는 프로그래밍 언어가 무엇이었냐는 것이었다.
그렇다면 실제로 전과를 성공한 인원은 어느 정도 될까?
그 정보는 서울시 정보소통광장에서 알 수 있다.
2025학년도 전과시행계획(보이지 않는다면 서울시에서 열람을 막았을 수 있다. 알아서 찾아보라)
2025학년도 전과 시행 계획 > 결재문서 > 원문정보 > 정보소통광장
2025학년도 전과 시행 계획
opengov.seoul.go.kr
전출-전입 가능 인원을 보면, 20명이지만 실제로는 2명만 뽑혔음을 알 수 있다.
지원자는 몇명 정도일까? 애석하게도 그 정보는 마스킹하여 공개하기 때문에 알 방법이 없다. 추정컨데 5명 이상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질문 수가 너무 적었기 때문에, 일단 어느 정도 추려내고 2차면접을 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들리는 소문으로는 11명이라고 한다. 나에게는 안알려주셨지만, 신청 방법에 대해 질문하면서 넌지시 물어보면 알려주시는 과도 있다고 한다.
+ 나중에 전과 통과자들을 통해 안 사실이지만, 어쩌면 운이 좋았을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위의 정보소통광장에서 본 정보로는 100% 통과는 아니었는데, 정말 인성과 프로그래밍에 대해 아예 모르는 경우만 거른 것이 분명해 보인다.
3. 일정
생각보다 느슨한 일정이다. 11월 말에 전과 신청을 학교 홈피에서 한다. 그리고 전출학과 승인을 기다린다. 그리고 또 기다리면 12월 말에 3일 뒤에 면접을 본다고 알려주고 면접을 본다. 그러고 또 기다려서 1월 중순쯤 야매합이 나온다. 오피셜하게는 나온 것이 아니지만 남은 절차가 행정적으로 위원회를 통과하고, 학적을 변동하는 절차만 남는다. 그러고 2월 초에 최종합을 받고 전과가 되었다.
되게 이상해보이지만 시립대생은 그려러고 하고 넘어간다. 그것이 공공기관이니까.
4. 마무리
일단 난 운이 좋았던 것 같다. 보아하니 정원을 늘릴 생각도 좀 있었던 것 같다. 24-1에 조교수를 임용하고, 24-2에 나간 교수를 매꾸기 위해 강사도 채용하고, 25-1에 조교수를 또 임용했다. 둘 다 인공지능쪽이다. 우리학교 인공지능학과 교수 일부가 컴퓨터과학과 교수와도 겹치는데, 아마 나중에는 두 학과를 합칠 생각도 있는 것 같다. 군대갔다오면 되어있을지도. 혹은 자유전공학부 학생의 전입을 위한 발판일 수도 있다. 기초과목의 타과생/재수강반을 보니 자전생이 15명정도 된다.
어떤 계획인지는 모르겠지만 범핑을 좀 할 생각은 있어보였다. 시립대의 다른 학과는 쉬운데 컴과가 어렵다고 하는 소문은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면 부자연스럽기 때문이다. 익명성의 힘을 빌리면 안될 것도 없어 보이지만, 진짜가 나타날 리스크도 좀 있다.
다만 내가 정량적 요소에는 자신없고 정성적 요소에는 자신이 있었다는 것은 사실이다. 실제 합격자들을 만나보니 2명만 뽑아도 그 안에 들어갈 수 있다는 생각은 들었다.
많은 사람들이 붙었고 그 실체를 알고 나서는 글을 갈아엎을까 생각했지만, 나도 정보를 찾느라 힘들었고, 어느 정도 도움될 만한 요소들도 있기에, 글을 마무리지어서 남기고자 한다.
'학교생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서울시립대 컴퓨터과학부 전과 후기(1) (0) | 2025.02.07 |
---|